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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고한 장면展, 백승우 , 'RealWorld02 #04' , 평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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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World02 #04  180x 225 cm  2006  Digital C-type print


혼돈된 아름다움의 법칙 Rules of Disturbing Beauty

한금현 조형예술학


    테마 파크의 신기한 모형건축물들을 찍고 한적한 길바닥에 장난감 병정들을 놓고 찍었을 뿐인데 <Real World>라는 거창한 제목을 달았다. 실제가 아닌 모형들을 찍으면서  <Real World>라고 하니 제목에서부터 백승우의 게임은 시작되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실제의 세상(real world)이라는 것인가? 그의 사진을 보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게임은 법칙도 모호하고 구석구석 덫이 쳐져 있어서 어떻게 이해해야 할 지 난감하기 이를 데 없다. 사진은 정돈된 구도 안에 안정감 있게 자리 잡고 있는데 그 안에 담겨있는 이미지들은 비현실적이고 초현실적이다. 기표들은 이미지 안에서 부유하고 있고 의미는 소통되지 못하고 제각각의 소리를 일방적으로 내뱉기 바쁘다. 그의 사진은 한마디로 솔기가 맞지 않는 이음새와 같다. 이미지의 구도와 그 안의 구성물 간의 안정/불안정이라는 모순적인 성향이 전제되어 있고 이러한 점은 보는 이를 현실과 비현실의 세계로 오가게 하는 혼돈의 게임으로 이끌고 있다. 여기서 혼돈이란 단지 모형과 실제를 뒤섞어버리는 단순한 단계의 혼합이 아니라 다른 규칙이 적용되는 다른 세계로의 입장을 뜻한다. 게임이란 본래 정확한 규칙으로 현실의 혼돈을 정리하며 대체하고 있는 듯이 보이지만 그것은 환상에 불과하다. 이러한 환상으로 시작되는 게임은 용의주도하게 짜여 있는 게임의 규칙 때문에 곧 정확한 판단과 지각이 수반되는 선택을 필요로 한다. 백승우의 <Real World>도 일종의 게임과 같이 그만의 법칙에 의해서 혼란스러운 이미지들이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다. 보는 이는 그가 놓은 덫과 법칙에 따라가지만 궁극적으로는 각자의 판단과 선택으로 게임을 즐기게 된다. 그것이 혼돈과 아름다움으로 된 그의 사진을 보는 묘미일 것이다.


순수하지 못한 이미지

    백승우는 사진을 가지고 게임을 하고 있지만 사진 매체 자체에 대해서는 자신의 자세를 낮추며 충실히 그 법칙에 따르고 있다. 그는 대형카메라 사용, 장노출의 촬영, 대형 사이즈의 이미지,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완벽한 톤 조절 등으로 사진적 미장센을 만들어내고 있고 특히 이번 개인전에서 선보인 초대형의 사진 크기는 그가 가진 사진에 대한 물신적인(fetish) 경향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의 사진에 대한 진지한 태도는 이미지의 전면에 사진적 아름다움이라는 코드를 내세우며 혼돈의 게임으로 입장하기 전에 시각적인 즐거움과 일시적인 안정감을 제공해 준다. 그러나 이러한 안정감은 눈속임과 같이 보는 이를 잠시 안심시키는 듯하지만 결국 이미지의 모호함과 환상과 현실을 구분하기 힘든 사진 자체의 원천적인 장치들로 인해 다시금 혼란에 빠지게 된다. 현실을 그대로 모사하고 있는 듯이 보이는 사진의 투명성은 <Real World>에 등장하는 대상들이 갖고 있는 비현실성, 무시간성, 공간의 혼재 등의 요소들을 실재인 듯이 만들어 버림으로서 화면 안의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애매하게 만들고 있다. 작가는 사진에 대해서만은 순수하게 다가갔지만 사진 자체가 순수하지 못한 이미지이기 때문에 혼돈의 게임은 이미 예정된 것이다. 사진은 기법에 충실하고 기술적인 완성도가 높을수록 이미지 내의 혼돈은 더 가중되게 되는 딜레마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의 게임에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법칙들은 어떠한 것들인가? 수수께끼와 같이 덫으로만 던져놓고 있는 그의 법칙들을 기본적인 화면의 구성에서부터 찾아보도록 하자.


가까운 곳과 먼 곳의 자리 배치
    
    물 위에 거북선이 떠있고 뒤로 런던 브리지가 보이는가 하면 9.11 테러에 무너져 버린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버젓이 서 있고, 미국 고층건물들 옆에 엉뚱하게 산 마르코 광장이 이웃하고 있다. 파리의 에펠탑과 뉴욕의 자유여신상이 한 공간에 등장하고 피사의 탑의 배경에는 난데없이 서울외곽순환도로가 지나가고 있다. 보는 이의 시선이 이쯤 가면 이 모든 것들이 허구라는 것을 알아채게 된다. 결정적으로 화면을 가로지르는 외곽순환도로의 뒤로 보이는 신도시 아파트의 풍경은 전면의 건축물들과 부조화를 이루며 화면 전체를 초현실적으로 만들어 버린다. 대상들은 뒤섞여 시공간의 질서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으나 백승우의 화면의 구도는 원근법에 입각하여 안정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다.
    <Real World 1>에서는 한국의 혼재된 문화가 거리감에 따라 시각적인 대조를 이루며 가시화된 이미지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도시풍경은 세심하게 고려한 화면의 심도조절과 중간계조의 톤, 원근법에 따른 안정적인 구도로 담겨져 있지만 이미지 안의 요소들은 서구 문화에 대한 열망 혹은 열등감으로 인한 혼란성, 한국의 빠른 경제성장의 허술함, 전지구화 물결에 수반된 다문화적 현상 등을 상징하는 이질적인 이미지들로 가득 차 있다. 얼핏 보면 외관상 아름답고 평화로워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건물들이 뒤죽박죽 배치되어 있고 시간과 공간의 질서가 무너져 있다. <Real World 1> 연작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근거리에는 서구의 건축물들의 미니어처가 배치되어 있고 원거리에는 한국의 신축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다. 두 대상물 사이의 거리감은 한국과 서구의 문화적 차이만큼이나 멀리 느껴진다. 한국의 시각문화 곳곳에는 서구화에 대한 열망이 자리 잡고 있고 이는 문화적 열등감으로 인해 왜곡되어져 조잡하고 허술한 키치적인 형태의 시각적 표상들로 나타나 있다. 아인스월드 경기도 부천에 있는 미니어처 테마 파크로 세계 25개구 109점의 유명건축물들이 1/25로 축소되어 있다.의 세계 유명 건축물의 모형 역시 서구에 대한 모방(mimicry)의 시각적인 구현체로 등장한다. 모방이란 비식민주체의 열등감에서 나오는 것으로 서구의 주체를 닮고 싶어 하는 타자의 심리이다. 그러나 따라하고 베낀다고 해서 타자가 완전한 서구 주체의 모습을 할 수는 없다. 모방은 완전하지 못한 부분적인 성취이고 가볍고 어설프고 천박하게 외형만을 따라하는 제스처일 뿐이라 심적 갈등을 수반한다. 서구 주체를 닮고 싶은 우리의 시선은 전면의 모형건축물이 주는 허술함에서 시작하여 멀리 보이는 척박한 콘크리트 재질의 아파트의 획일성에 맞닥치면서 부정할 수 없는 현실로 드러나게 된다. 우리의 문화적 정체성은 근거리의 세계 유명 건축물의 모형물들과 원거리의 현실의 빽빽한 아파트 단지 사이에서 떠돌면서 부유하고 있는 것이다. 백승우는 프레임 안의 근거리와 원거리에 치밀하게 계산하여 건물을 배치하고 있고 그 사이의 공간에서 우리가 처한 정체성의 위치 찾기 게임을 던지고 있다.  



감추어진 시선
  
    백승우가 던지는 정체성의 문제에서 논의의 중점은 국가와 민족이라는 범위에서 벗어나 있다. 서구에서 유학을 했고 현재도 활동하고 있는 작가에게 “한국”, “한국인”이란 말은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그에게 각인되어 지는 타이틀이다. 그러나 백승우는 이러한 기표들을 그의 작업에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정체성의 절대적인 요소로가 아니라 한국의 사회 문화현상을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따라오는 기표들 중의 하나로 이용할 뿐이다. <Real World 2>에 등장하는 장난감 병정들도 한국과 전쟁을 연결시키는 서구인들의 사고를 반영하고 있기는 하지만 정체성의 문제를 정치적이거나 이념적으로 접근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그가 관심 갖는 것은 국가, 민족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동시대 사회, 문화, 정치의 실제적인 현상 안에 처해있는 주체의 모습이고 그 안에서의 자신의 위치에 대한 탐색이다. 백승우는 치열한 전투의 현장에 있는 것과 같이 문화적으로 충돌하고 갈등하는 충격의 장면을 매일 겪고 있고 <Real World 2>에서 이러한 상황을 은유적으로 펼치고 있다. 사진에서 병정들은 침입자와 같이 고요하고 평화로운 주택가에 들어선다. 자정 무렵부터 새벽 동틀 때까지의 평화롭고 한적한 시간에 이루어지는 병정들의 침입은 공간의 질서를 방해하지 않으려는 듯 조용하고 사소하게 이루어진다. 병정들은 너무 작아 유심히 보지 않으면 지나쳐 버리기 쉽지만 그들의 존재로 인해 일상의 공간은 낯설고 거대하게 느껴진다. 이미지는 작은 병정들의 침입으로 현실세계에서 벗어나 비현실적인 공간으로 탈바꿈된다. 카메라는 침입자로서 낯선 환경을 침투해 들어가고 있는 병정들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그 이외에 또 다른 전지적인 시선이 화면의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 이 시선은 드러나지 않고 감추어져 있으며 마치 영화를 보는 관객의 시선과 같이 카메라의 시선과도 분리되어 있다. 이는 서구 주체의 시선에 의해 조정되어지고 있는 우리의 문화적 상황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우리의 일상을 가상의 현실과 혼돈하게 하는 미디어와 매체의 권력이라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백승우는 화면 안에 전지적인 시선을 상정함으로써 개인의 의지를 무력화시키고 현실의 세계를 가상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이는 마치 18세기의 죄수들을 통제하는 파놉티콘(panopticon)과 같은 구조이다. 즉 중앙의 감시탑은 어두움에 가려져 자신의 모습은 보이지 않으나 모든 것을 볼 수 있으며, 원둘레의 감방들은 빛에 노출되어 통제되어지고 감시받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영화 <트루먼 쇼>에서 등장하는 ‘달’의 역할과도 같이 주인공을 조종하고 쇼를 연출하는 주조종실과도 같은 맥락의 시선이다. 여기서 제시되는 물음은 과연 “실제”는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자신이 눈으로 보는 것에 대한 한계와 자신도 모르는 감시의 눈은 현실을 가상적인 세계로 만들어 버리고 있다. 이러한 비현실적인 공간에서 “나는 누구일까?” “내가 보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사는 세상은 실제의 세상(real world)일까?"라는 물음을 던지며 혼돈의 게임은 계속된다.


되받아치기

    결국 백승우의 게임에서 궁극적으로 찾아가는 것은 실제 같지 않은 현실에서의 자신의 정체성의 문제이다. 그러나 그는 내면적이고 자기 안으로 파고드는 주체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생생한 문화 현상, 사회적이고 정치적, 경제적인 현상들과 연관된 주체의 현실을 사진으로 시각화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주제의식은 그의 작업의 큰 틀을 형성하고 있고 이번에 발표된 <Real World 1, 2> 뿐 아니라 그의 다른 연작 <Blow Up>에도 이어지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뚜렷하게 일관된 주제의식을 대하는 그의 태도가 그다지 진지하지 않다는 것이다. 정체성의 문제를 사회문화적으로 접근한다는 것 자체가 무겁고 진부할 수 있는데 백승우가 이러한 주제를 다루는 방식은 사뭇 시니컬하다. 일단 사진의 대상이 대부분 허구의 모형들이고 그것이 가짜라는 사실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다. 진실 되지 않기, 무겁지 않기, 똑바로 보지 않기, 꼬집어 말하기 등이 그가 취하는 전략이다. 이러한 그의 시니컬한 태도는 동시대 지식인들이 중심적인 권력에 비판적으로 되받아치는 방식(write back, talk back)과도 궤를 같이 한다. 백승우에게 사진은 진지한 역사의 기록도 아니고, 숭고한 아름다움의 표상도 아니다. 또한 그는 사진 매체에 충실하고 전적으로 그 법칙에 따르고는 있으나 주관적 감정에 의지하여 선험적인 작가정신을 표방하지도 않는다. 그는 마치 탐구하는 자세로 대상을 들여다보고, 연구하는 자세로 사진을 통해 감각적인 지식을 생산해내고 있다. 동시대 지식은 실증적인 학문에 한정짓지 않고 생각하는 방식, 말하기 방식으로 확대되고 있고 이와 같은 지식의 형태는 기존의 서구적 지식 체계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도 역시 동시대의 감각화 된 지식으로 등장하고 있다. 동시대 사진은 이제 직관과 경험에 의존하여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이라는 매체가 연결되어져야 하는 정당성을 밝히고 사진이 문화비평적인 관점에 어떻게 연결되느냐의 문제를 따지기 시작한다. 즉 사진이 사회와 문화를 성찰하는 관점과 결합하여 장기간의 프로젝트와 같은 형식으로 일종의 연구의 형태를 띠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형태의 작업들이 동시대 한국의 사진가들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백승우 역시 사회와 문화를 성찰하는 관점을 가지고 혼돈의 동시대 한국 사회를 사진으로 되받아치는 문화비평가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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