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비트 갤러리
Home
Exhibition
News
Site
 
About Artbit
Artist Talk
Academy
Review
Online Shop
 


CATEGORY
Current Exhibition (1)
Upcoming Exhibition (0)
Past Exhibition (76)
견고한 장면展, 최원준, ' Dongmyo station#1(line No.6)' , 최원준 작품론
( HOMEPAGE ) | HIT : 5,160

UPLOAD 1 ::Dongmyo_station_nr1.jpg (125.0 KB) | DOWN : 136

Dongmyo station#1(line No.6) 2005, C-print, 155x196cm


최 원 준 Che, one joon

개인전  
2007  미완의 프로젝트_섬_인사미술공간, 서울
2006  언더그라운드(텍사스 프로젝트, 콜라텍)_브레인팩토리, 서울
       언더그라운드(언더그라운드)_두아트 갤러리, 서울

이인전
2007  최원준&미우렌_갤러리 묵, 따샨즈798, 북경

단체전
2007   G+SCREENING, Photography from Korea_ INDEXG. 토론토
       스콥 아트페어_링컨센터, 뉴욕
       아르코07, 도시를 둘러싼 질문들_Canal de Isabel II, 마드리드
       시네마테크에서 미술과 영화가 만나다_갤러리 아트사이드, 서울
2006  그림자 - 제3회 오늘의 인권전_신한갤러리, 서울
       도어 투 도어4_대안공간 풀, 서울
       표류일기_동덕아트갤러리, 서울
       이민가지 마세요∙Ⅲ - 동숭구경_갤러리 정미소, 서울
       방아쇠를 당겨라_비비 스페이스, 대전
2005  O'Pink_스페이스 필, 서울
       포트폴리오2005_서울 시립미술관, 서울
       Pick&Pick K237주거환경개량산업_쌈지스페이스, 서울
2004  At first sight_대구 동구문화 체육회관, 대구
       다큐멘트_서울 시립미술관, 서울
2002  서울 프린지 페스티발_쌈지스페이스, 서울
2001  독립예술제_쌈지스페이스, 서울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49-1 성지빌딩5층
전화  010-3956-6676,  팩스 6405-6678, 이메일 joonchay@hanmail.net    


                               
삶의 진실과 객관적 정체성

최원준 작품론  <정용도>     
   
        
   공간이 활동의 영역과 분리됨으로써 그 고유의 기능적 컨텍스트가 거세되어 보여지게 되면, 그 공간은 풍경이 아니라 공간의 절대적 객관성에 관한 기록이 된다. 이런 면에서 최원준의 이미지들은 풍경과 기록의 경계에 서있다.
        노무현 정부 이후 부정과 성매매 등 어떤 면에서는 도덕적 선악의 패러다임 밖에 존재하지만 필요악이라 치부되면서 무감각하게 받아들여져 왔던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들이 사회적 이슈가 되었고, 사법적인 장치들을 통해 악의 대상으로 구체화 되었다. 이런 사회적 상황과 관련하여 최원준 작품으로부터 두 가지 추론이 가능해지는데, 하나는 작가의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의 문제로, 우리가 말하는 소위 사회적 환경과 가치들에 의해 생성된 자아의 객관적인 정체성에 관한 문제이고, 두 번째는 작가가 이 사회와 공유하는 작가 개인의 주관적 향수라든지 기억과 같은 문제들이 작품에서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관한 문제이다. 많은 사진가들에게서 사회현상과 개인적 반응의 경계와 개인적 영역으로의 몰입에 관한 주제들이 교차하고 있는데, 최원준 역시 물리적 현실을 의미의 패러다임으로 시각화 시키는 사진 작업을 한다는 면에서 사진이라는 매체의 역사적 특성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관적 시각을 보편적 자의식의 문제로 시각화 시키고 있다는 면에서 매체로부터의 자유를 보여준다.  
        최원준의 이미지들은 지하철 건축의 현장이나 군부대의 이미지, 미아리의 집창촌 같은 곳들이다. 이 이미지들은 한국의 근현대사에서 묘한 여운을 가지고 있는 장소들이다. 지금도 건설 사업에서 이권개입이나 뇌물 공여와 같은 말들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한국 근대사에서 군대는 부정과 의문의 죽음이 가장 빈번한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작가는 지하철 공사장과 자신이 근무했던 전투경찰 부대의 건물내부를 포착하면서 위에서 언급한 사회적 인식을 수반한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바라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의 이런 사진들은 자신의 개인적 삶이 물리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사회적 인프라 환경에 대한 시각적인 번역이라는 말이 더 맞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시각적 번역에는 어떤 무엇인가가 개입되어 있다. 지하철 공사현장이나 기동타격대 건물 사진에서 작가 자신도 인식하지 못했던, 시각에서 의미로의 전이라고 할 수 있는 미학적 보편성 획득의 가능성의 차원이 열리고 있다는 것이다.         미아리 집창촌 사진 이미지들에서 좀더 표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하는 이미지들의 주관적 구체성은 최원준의 작품들이 미학적 이슈들을 수반하는 삶의 담론들을 통해 설명될 수 있는 단서를 보여주고 있다.  
        최원준은 이미지들을 본래의 컨텍스트에서 분리시켜 버린다. 그러나 그런 이미지들로부터 분리될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기억들이다. 이미지에 투사되어 남아있는 기억들은 개인적 삶의 역사이고, 인간이 존재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통로가 된다. 우리는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비인간적 사건들을 접하거나, 그 상황 안에 던져지면서 존재의 과부하를 경험한다. 이것은 슬픔이나, 아픔 이상의 심리적인 상처가 되기도 하고, 인간의 정신과 기억이 가지게 되는 사회와의 관계에 대한 반응의 전반적인 특성을 좌우하는 정신적인 트라우마로 변해 우리 정신 안으로 잠재되어 숨어버리기도 한다.
        최원준의 이미지는 우리 삶의 주변에 존재하기도 혹은 존재하지 않기도 하는 공간들에 대해 가지고 있는 우리의 기억들에 관한 초상이다. 집창촌 사진들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기는 하지만, 거의 모든 작품들에서 작가는 기억의 흔적들에 대한 의미의 실마리들을 이미지로 찍혀진 대상으로만 한정하지 않는다. 그가 담고 있는 공간의 초상들은 사진 이미지들을 바라보는 관객들의 심리적 상황으로 투사된다. 즉 그가 포착한 대상들은 한국 근현대사의 그늘에 대한 감정이입이자, 다른 한편으로는 삶과 환경(제도적인 힘)이 대립될 때 대부분 희생자가 되어버리는 인간들에 대한 연민을 상기시킨다.
        한국 사회의 그늘로 생각되는 공간들에 대한 조형적 의지는 온전히 연민으로 남는다. 그는 공간에 존재의 연민을 투영시킨다. 그래서 그의 사진은 대상에 대한 기록으로써 남는 것이 아니라, 발효된 술처럼 인간적인 연민을 자극하는 장치가 되고, 우리의 사적인 감정을 자극하는 정서적인 촉매가 되기도 한다.
        최원준의 사진에서 우리는 생활과 정서적 혼란, 일상이면서도 특수한 현실, 정서적 촉매로 받아들인 현실, 분위기 속에 스며든 사회 등등의 적막한 사회적 잔상들의 군무가 펼쳐진다. 작가 자신이 근무한 경찰기동대 건물 내부를 찍은 2002년부터 2004년 사이의 <할당되지 않은 공간> 작품 시리즈는 삶과 세상의 실체를 '진하게' 경험하지 못한 아직은 젊은 작가가 삶의 정서적인 부분들에 대한 것들조차 구조적 시각을 통해 수용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이런 작품들은 복종과 체벌의 한국 군대문화의 전근대적 상황을 오히려 구체화 시켜주고 있다. 이는 작가가 당시 기동대에 속해있는 군인경찰로서 자신의 상황 안에서 바라본 시각이 솔직하게 담겨있기 때문이고, 또 다른 측면은 그의 구조에 대한 지향이 마치 군대 문화의 비이성적인 질서에 대한 강요와 닮아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이미지의 진실성에 관한 문제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디지털 시대 이후 이미지는 참과 거짓의 경계를 넘어 존재하는 초현실적 개념이 되는 듯이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러나 참과 거짓의 문제는 이미지 자체가 아니라 이미지의 생산자인 작가의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와 관련된다. 작가의 치열한 의식이 참과 거짓의 문제를 넘어서는 미학적 차원의 진실을 드러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할당되지 않은 공간> 시리즈들은 미학적 가능성을 향해 열려져 있는 이미지들이다. 즉 주관적이기는 하지만 공간에 대한 즉물주의적 시선을 가지고 무엇인가 모순적인 상황을 포착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도 작품들로 공사 중인 지하철의 현장을 담은 <언더그라운드> 연작들은 <할당되지 않은 공간>에서 보여주었던 공간에 대한 관심을 조형적으로 다듬는 과정이다. 이 작품들에서 작가는 빛에 의해 생명을 얻는 어둠을 공간의 형식을 빌려 포착해낸다. 이미지 자체로 보면 아직 공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정리되지 않은 공간들은 오히려 영화 세트장 뒷부분 같은 친근감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미지의 구성적인 특성과 시각상(angle of vision)의 차원에서 추론해 본다면 작가는 내용과 관련된 이미지 보다는 이미지를 통해 구조적 질서로의 시각적 통로를 만들어 내려는 시도를 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빛에 의해 조형적으로 살아난 공간들은 관객이 정신적인 여유를 가지고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빛과 함께 어딘가로 사라져야 할 공간이다. 이들 사진 속에 만일 인물을 배치한다면 가장 적절한 자리는 이미지 내부 상하좌우의 중앙이 된다. 중앙은 항상 무대로서 무대 위의 존재가 항시 사방으로 접근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통로이자 결국은 사라져주어야 하는 공간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들 작품들은 상당히 형식주의적 질서를 지닌 이미지로서 간주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이미지의 세련됨 보다는 시각적 인식의 차원에서 바라본 한국사회의 일반적 삶의 질서에서 벗어나 있는 '다른 영역들'(different domain)에 대한 2004년도의 작품 <텍사스 프로젝트> 연작들이 있다. 이 작품들은 대단히 간단한 공식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한국사회 성매매 현장의 성역(?)으로 간주되어 왔던 곳으로, 남성들의 영역이자 작가 역시 경험해봤을지도 모르는 곳에 대한 남성적인 호기심의 시각일 수 있고, 두 번째로는 이 미아리 텍사스 지역이 모든 남성들이 드나드는 곳이지만, 그곳에서의 행위는 절대 그 영역 외부로 공적으로 알려져서는 안된다는 함의를 가진 곳이고. 세 번째로, 그곳은 정부의 2004년 9월 "성매매특별법"에 의해 이제는 폐쇄되어 버린 곳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앞의 두 가지가 사회가 외면해온 다른 영역에 대한 것이라면, 마지막 세 번째 것은 사회의 한 부분이지만 사라져야 될 곳이라는 시각이다. 이 상황 자체에 대한 것으로만 보면 대단히 모순적인 것이지만, 이런 모순을 내포한 상대적인 시각이 작가의 작품에서는 주관적 절대성을 가진 시각으로 변화된다. 작가에게 방석 몇 개와 울긋불긋한 조명, 그리고 성행위가 이루어지는 조그만 방과 여성의 몸을 상품처럼 전시하는 건물 외부의 조야한 키치들 이미지들에서는 다른 작가들의 빈민촌이나 외국의 난민촌을 바라보는 시각과 별다른 차이가 없고 편견도 보이지 않는다. 이는 작가의 시각은 삶이라는 구성적인 틀을 지향하지만, 작가의 마음은 그곳 주인공들 삶의 리얼리티에 대한 정서적 개입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삶에서 모순과 진리는 서로 상응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모순적인 상황으로 인해 삶에 대해 진지한 생각을 하고, 삶을 바라보는 시각은 진실에 갈증을 느낀다. 최원준의 사진에서 진실은 즉물주의적이고 다큐멘터리적인 기록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가 생각하는 진실은 삶의 진행과정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의 내적인 컨텍스트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의 작품들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사회적인 의식과 개인적 자의식의 차이가 어떤 미묘한 상황을 통해 드러날 뿐이지 외면적으로는 별로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지하철 공사현장을 찍은 <언더그라운드> 연작들을 언급하면서 "익숙하지만 낮선 공간"이라고 말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일 것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은 현실의 사건들이고, 그 사건들이 개인적 의식의 세계로 침투할 때 간혹 우리는 낯설음과 더불어 환상이 숨 쉬는 우리 자아의 공간이 살아있음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면에서 그의 사진 이미지들은 우리 삶의 경계가 시대의 변화와 함께 허물어지고 있다는 것과 더불어 우리 인간의 삶에 대한 환상, 예술에 대한 환상, 미래에 대한 환상, 혹은 미시적인 차원의 다양한 모든 환상들 역시 이 세계의 다양한 변화 속에서 거주하는 것일 뿐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우리 인간들 삶에서 어쩌면 서로에 대한 정서적인 관여와 연민을 지닌 시선이 마지막에 언급되어야 할 진실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예술 4월호



..................................................................................................................................................


공간의 스펙터클

<이영준>                                                                  
                                                    
  
   사진가가 공간을 보기 시작했다는 것은 작은 역사적인 사건이다. 물론 예전부터 사진가는 공간을 보았으나 그들은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공간이라는 것을 자각하고 있지는 않았었다. 가장 고약한 경우는 자신들이 보고 있는 것이 본질이거나 내면이거나 정서라고 하는, 전혀 엉뚱한 카테고리를 들이댈 때이다. 공간은 항상 거기 있었다. 공간이 사진촬영의 대상으로 떠오른 것은 대한민국에 서구 사진의 영향이 나타난 지 두 세대도 더 지난 후의 일이다. 그것은 아마도 생활공간, 사회공간, 도시공간 등 다양한 공간체들의 급격한 변화와, 그것을 따라잡는 인지와 의식의 속도 사이에 이루어지는 함수의 문제일 것이다. 우리의 공간은 1960년대부터 급격히 변하기 시작했으나 당시의 사람들이 그 변화를 표상한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그들은 사진이 공간과 관계한다는 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임응식이 일생을 쫓아 다니며 찍은 명동 사진에는 명동이 어떤 공간인가 하는 사진적 진술은 전혀 들어 있지 않다. 그에게 명동은 장소나 공간이 아니라 내러티브이거나 정서이거나 전설이거나 했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사진가 최원준을 옛날의 사진가들과 구별해주는 요인은 무엇인가? 첫째로는 한국의 사진교육자들이 별로 주목하지 않았던 외국 사진가들의 영향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린 코헨(Lynne Cohen)은 종류나 용도를 알 수 없는 실험실이나 대기실 등 기이한 공간들을 찍었는데, 공간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그녀의 시선이 공간의 어떤 데 꽂히고 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고즈넉한 사진 하시는 선생님 세대의 작가들 빼고 말이다. 이탈리아의 사진가 가브리엘레 바질리코의 영향도 얘기해야 한다. 그는 건축물을 찍었으되, 그냥 길거리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건축물이나 도로, 항만들 틈 사이에서 어떻게 건축물이 건축물 행세를 하는지 그 심리적이고 문화적인 표상작용을 찍었다. 그의 작업은 일종의 건축물과 도시공간의 문화심리적인 기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일본의 미야모도 류지가 있다. 그의 사진은 얼핏 보면 한국의 아마추어 사진가들도 많이 찍는 철거현장 사진 같이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그의 사진에는 시간의 개념이 들어 있다. 히로시 스기모도처럼 유명한 큐레이터나 콜렉터들의 군침을 돌게 하는, ‘여기 봐라, 나 시간의 개념을 예쁘게 다루고 있어’하는 식이 아니라, 잘 안 보이게 다루고 있다. 그가 찍은 건축물들은 허물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허물어지고 있는 중이며, 그것들은 언젠가는 다른 건축물의 형태로 다시 태어나게 되어 있는 순환 사이클의 어딘가에 있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이런 요소들이 다 최원준의 사진에 영향을 미쳤으되, 그의 망막 까지 변화시키지는 않았다. 그의 망막을 변화시킨 것은 그 자신의 신체적인 체험이다. 그런 공간 한가운데 딱 서서, 공간을 휘감고 있는 이상한 기운을 느끼며 전율과 호기심을 느꼈을 사진가에게는 공간은 분명히 살아 있는 것이었다. 미아리 텍사스의 인간진열장이나 콜라텍의 플로어, 지하철 공사장의 공동구 같은 곳들은 그냥 빈 공간이 아니라, 뭔가 밀도로 가득 차 있는 공간이다. 그게 욕설이건 욕정이건 간에 말이다. 그 밀도는 계속해서 변하고 있으며, 카멜레온이 주위 환경에 따라 자신의 색깔을 바꾸듯이 어떤 사람이 그 속에 들어 있느냐에 따라 공간의 밀도, 온도, 속도 좌표도 변한다. 아마 누구나 그런 경험을 했을 것이다. 거대한 공간이 단 한 사람의 현존으로 말미암아 팽팽한 긴장으로 가득 차는 것 말이다.
    최원준이 사진 찍고 있는 것은 그런 밀도이다. 물론 원래 그냥 참하게 잘 있던 공간이 엉뚱한 사진가의 출현으로 말미암아 밀도가 변한다는 점도 말해두기로 하자. 기록수단의 개입은 기록되는 사태의 현상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이는 포항제철에서 압연강판의 표면에 난 크랙이나 스크래치, 기포를 검사하는 고속카메라가 압연강판의 표면상태에 미치는 영향에서도 그렇고, 수험생을 보살피는 엄마의 눈길이 수험생의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사진의 눈은 그 대상이 살아 있는 것이건 죽어 있는 것이건 동일하게 영향을 미친다. 최원준의 공간사진에 나와 있는 기묘한 굴절과 변형, 왜곡, 낯설음과 반가움의 양가감정들은 카메라의 난데 없는 개입의 결과이다. 만일 그 공간들 스스로 자신의 공간됨을 자각하고 스스로 사진을 찍었다면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사진은 여유 있는 사람만이 찍을 수 있는 것이고, 최원준의 사진 속의 공간들은 손님을 끄느라, 공사장 소음을 만들고 안전사고가 날 것 같은 느낌을 만들어 내느라 바쁘다. 스스로를 성찰할 여유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공간사진을 만들어낸 것이 어떤 주체인가에 대해 혼란을 겪게 된다. 최원준의 사진 속의 공간은 피사체가 아니라 유동하며 살아 있는 어떤 것이기 때문이다. 끊임 없이 밀도와 속도를 변화시켜 파리지옥이 파리를 잡아 먹듯이 그 안에 있는 사람을 잡아 먹는 그 공간들은 사진가에게 다양한 포즈를 취해 주어, 그 중에 적절한 것을 고를 수 있게 해준다.
   그런데 정말로 공간이 있는 것일까? 우리는 경험의 순수한 형식으로서의 공간을 인식할 수 있을까? 혹시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공간을 채우고 있는 색깔과 배치, 땀냄새와 소음, 진동 등 비공간적인 요소들 아닐까? 아마도 그가 찍고 있는 것은 공간이 아니라 이 모든 것들이 섞여 있는 스펙타클인지도 모르겠다. 그가 사진 찍은 장소들은 다분히 일상적이지 않으며 쉽게 가볼 수 없는 곳이며, 설사 간다 해도 마치 백화점이나 까페에 와 있듯이 여유 있게 공간을 둘러보게 되는 곳은 아니기 때문이다. 공간의 스펙타클화, 이것이야말로 동시대의 사진가들을 끌어들이는 요소이며 전세대의 사진가들과 구별해 주는 요소다. 옛날에는 대한민국의 공간은 스펙타클로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간이 스펙타클이 된다는 것은 공간을 즐길 수 있게 된다는 것이며,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역사를 인식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최원준의 사진으로 말미암아, 우리 앞에는 새로운 공간의 역사가 놓여 있게 된 것이다.


포토넷 4월호
  목록보기

NO IMAGE S U B J E C T HIT
32   제9회 사진비평상 수상자展, 1. 30(수) ~ 2. 12(화)    5318
31   '낯선비행展' , 1.16 (수)~1.29 (화) , opening reception: (금)1.18 오후5:00    4725
30  황선구개인전 'birds, beyond the world' , 12,26(수)-2008.01.08(화)    5054
29  Hotelier展, 1. 9(수)~1.15(화), opening reception: (수) 5:00~6:00pm    4988
28  Photo AM 그룹전 '명동隱' 12/19(수)~12.25(화)    4593
27  김일권 개인전 ' 만신 (萬 神)', 12/12~12/18, Opening 12/12 (수) 7:30pm~8:30pm    6493
26  이상엽 개인전/출판기념회 : 11.21~12.04 opening reception 21(수) 6:00pm    4514
25  [김도한 사진전] Flux of 'rendez-vous' 조우 11.7~20, 오프닝(수) 7:00pm    4627
24  [김도한 사진전] Flux of 'rendez-vous' 조우 014 - 전시서문    4615
23  '견고한 장면'展 전시안내 : 10.17 ~ 11.6 , opening reception 17 (수) 5시    5139
 견고한 장면展, 최원준, ' Dongmyo station#1(line No.6)' , 최원준 작품론    5160
21  견고한 장면展, 정연두, '로케이션' , Curriculum Vitae    14924
20  견고한 장면展, 오상택, '깃발' , 작가노트    4401
19  견고한 장면展, 백승우 , 'RealWorld02 #04' , 평문    4726
18  견고한 장면展, 방병상 , '오래된 정원-02' , 작가 프로필'    4527
    목록보기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1][2][3] 4 [5][6]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GGAM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