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3想 (무한삼상)

박경주, 이마리, 황혜선

2017.07.12. ~ 2017.08.15.

감각(感覺, sense), 몽상(夢想, dream), 퇴폐(頹廢, decadence) 허무(虛無, emptiness)가 공존하는 공간에서 주체로부터 생성된 다중적 자아들이 가볍고, 산만하고, 야하고, 유쾌하고, 화려하고... 그리고 발칙하게 떠돌고 있다. 대중문화의 이미지를 단편적으로 차용하여 상징화 시켰을 때 익숙한 물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낯선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갖고 싶어 하는’ 현대인의 욕망의 기호를 읽게 되면 ‘나와 다르지 않다.’ 라고 공감할 수 있다.
-박경주

싫음과 좋음은 어디에서부터 오는 것인가? 축적된 경험에 의해 입력된 고정관념에서 비롯되었다. 무엇을 아는 순간 우리는 그 알아버린 지식을 통해서 판단하여 편견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싫던 것도 좋아지고, 좋던 것도 싫어지는 것처럼, 우리는 매순간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중이다. 고정 되어 있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모든 것이 잠시 일어났다 사라지는 것의 연속이라 정해진 모양도 없고, 정해진 이름도 없다.
-이마리

작업의 시작은 마치 일기처럼 매일 그리는 드로잉에서 시작된다. 그것은 어떤 상황으로 그려지기도 하고 사물들 인물들로 그려지기도 하지만 내가 그리고 싶은 것은 그것들이 존재했던 순간들이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지금 여기 이 순간. 손으로 떠올린 물이 손가락 사이로 느끼지 못할 사이 사라져 버리는 것처럼 늘 일상에서 슬며시 잊히고 말 기억들을, 생생한 기억의 기록이 아닌, 그저 그 순간에 스쳤을 사물이나 광경으로 슬며시 붙들어두고 싶은 것이다. 책상 위에서 먹물을 갈아 가느다란 붓으로 그려진 드로잉들은 다시 공간 안에 들어와 조각으로 변형되어 보이며, 나는 나의 기억의 드로잉-조각 위에 보는 이의 기억들이 오버랩 되어 그들이 기억하고 싶은 것들을 떠올리길 희망한다.
-황혜선